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종일 비가 내렸지
藝香 도지현
남새밭 흙이 서걱거리며
먼지가 되어 걱정이 많았는데
밤부터 빗소리가 들리더니
아침에도 자락자락 내려준다
서걱거리던 흙이 좋아 웃고
축 처진 잎새가 생기가 돌더니
팔랑팔랑 나비춤을 추기 시작하며
나뭇가지가 혈관이 불뚝불뚝한다
모두가 저렇게 좋아하는데
이제까지 하늘은 무얼 하고 있었나
무심하기 짝이 없던 그 마음
그렇게 원망을 듣고 정신 차렸구나
주룩주룩 내리는 비를 맞으며
정수리에서 발끝까지 전율이 흘러
황홀한 오르가슴을 느끼면서
온몸이 젖도록 비를 받아들인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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